이탈리아를 여행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맛집 투어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 그중에서도 시칠리아를 여행한다면 아란치니(Arancini)를 빼놓을 수 없다. 바삭하게 튀겨낸 겉면과 따뜻하고 든든한 속재료가 어우러진 아란치니는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이기도 하다.
이번 시칠리아 여행에서는 파비냐나와 팔레르모에서 각각 맛있는 아란치니를 찾아 먹어봤다. 같은 시칠리아의 아란치니라도 지역과 가게에 따라 맛과 모양, 속재료가 조금씩 달랐는데, 두 곳 모두 기억에 남을 만큼 맛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시칠리아 여행 중 직접 맛본 파비냐나와 팔레르모의 아란치니 맛집 두 곳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파비냐나 아란치니 맛집 Sapuri di Mare
1. 위치 및 영업시간
Piazza Madrice, 77, 91023 Favignana TP, 이탈리아
https://maps.app.goo.gl/de8gwmyfBM1CLDLB7
Sapuri di Mare · Piazza Madrice, 77, 91023 Favignana TP, 이탈리아
★★★★★ · 패스트푸드점
www.google.com
파비냐나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특히 항구에서 시내로 들어오거나 숙소로 이동하는 동선에 있어 파비냐나 여행 중 간단하게 들러 아란치니를 포장하기 좋은 위치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파비냐나는 대부분 자전거를 대여해 섬 곳곳의 해변으로 이동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출발하기 전에 이곳에서 아란치니를 포장해 가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바다에서 한참 물놀이를 하고 나와 배가 출출해졌을 때 먹는 따뜻한 아란치니는 정말 맛있다. 특히 바닷가에서 멋진 풍경을 보며 먹는 음식은 평소보다 맛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은데, 여기에 갓 튀긴 아란치니까지 더해지니 파비냐나에서 먹은 음식 중에서도 꽤 기억에 남는 한 끼였다.
2. 메뉴
아란치니는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간을 한 쌀밥 안에 라구, 치즈 등의 속재료를 넣고 동그랗거나 타원형으로 빚은 뒤 튀겨낸 음식이다.

메뉴판을 보면 종류가 꽤 다양한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겉으로 봐서는 어떤 속재료가 들어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

그래도 아란치니는 종류를 크게 고민하지 않고 골라도 실패할 확률이 낮은 음식이니, 여러 종류를 골라 나눠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이날 라구와 모짜렐라가 들어간 아란치니를 주문했다.



아란치니 외에도 햄버거와 깔라마리 튀김 등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함께 판매되고 있어, 아란치니만 먹기 아쉽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을 때 방문하기에도 괜찮아 보였다.

3. 가격
가격은 아란치니 개당 4.5유로에서 5.5유로였다.

파비냐나는 섬이라는 특성상 본토보다 물가가 조금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관광지에서 판매하는 음식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었다. 특히 아란치니 하나의 크기와 양을 생각하면 간단한 간식이라기보다는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수준이었다.
4. 만족도
주문을 하고 나면 바로 만들어둔 아란치니를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갓 튀긴 아란치니를 제공하기 때문에 약 5~1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느껴졌지만, 막상 받아보니 기다릴 만했다. 역시 튀김은 갓 튀겼을 때가 제일 맛있다.
따끈따끈한 아란치니를 받아 한입 베어 물으면 바삭한 튀김옷이 먼저 느껴지고, 그 안으로 따뜻한 쌀과 라구, 녹진한 모짜렐라가 이어진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쌀의 식감이었다. 아란치니에 사용되는 쌀은 일반적인 밥과는 조금 다른 식감을 가지고 있는데, 리조또처럼 쌀알이 서로 잘 어우러져 있으면서도 씹었을 때 은근한 쫄깃함이 느껴진다.
쌀 자체에도 간이 어느 정도 배어 있어서 밋밋하지 않고, 가운데에는 라구와 모짜렐라가 꽉 차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양이 상당하다. 한국에서 먹었던 아란치니를 생각하고 가볍게 간식으로 하나 주문했다면 조금 놀랄 수도 있다. 크기도 큼직하고 속도 꽉 차 있어서, 하나만 먹어도 꽤 든든하다. 개인적으로는 파비냐나에서 자전거를 타고 해변을 돌아다닐 예정이라면 아란치니 하나를 포장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바다에서 실컷 놀고 난 뒤 먹는 아란치니라니. 이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

파비냐나에서 먹은 첫 아란치니였는데, '시칠리아에서 아란치니를 꼭 먹어봐야 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던 곳. 크기도 크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무엇보다 갓 튀겨낸 아란치니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파비냐나에서 간단한 한 끼나 간식을 찾는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었다.
팔레르모 아란치니 맛집 Ke Palle
1. 위치 및 영업시간
Via Maqueda, 270, 90134 Palermo PA, 이탈리아
https://maps.app.goo.gl/xNfoxGpDcJY9s3au5
Ke Palle · Via Maqueda, 270, 90134 Palermo PA, 이탈리아
★★★★★ · 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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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르모 구시가지에 위치하고 있어 구시가지를 관광하며 한 바퀴 둘러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관광 중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기에도 좋은 시간대에 운영하고 있다.



파비냐나에서 먹었던 아란치니 가게에 비하면 매장 규모도 훨씬 크고, 무엇보다 다양한 종류의 아란치니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곳은 몇몇 한국 유튜버들도 팔레르모 여행 중 방문했던 곳으로, 우리 역시 유튜브에서 팔레르모 아란치니 맛집을 찾아보다가 알게 되어 방문했다. 여행 전부터 여러 후기에서 접했던 곳이라 은근히 기대를 하고 찾아갔다.
2. 메뉴
종류가 10가지가 넘는 아란치니를 판매하고 있어 그야말로 아란치니 전문점이라고 할 만하다. 고기, 치즈 등 속재료에 따라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맞게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사이즈는 파비냐나에서 먹었던 아란치니보다 조금 작은 편이다. 메뉴가 워낙 많아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었지만, 팔레르모 자체가 워낙 미식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보니 한 끼 식사로 아란치니에 많은 양을 할애하기가 조금 아쉬웠다.

파비냐나에서 아란치니 하나를 먹었던 경험을 생각해 둘이 하나를 나눠 먹을 요량으로 하나만 주문했다. 그런데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다. 딱 우리나라 편의점 삼각김밥 정도의 사이즈라, 둘이 나눠 먹기에는 조금 모자란 양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아란치니를 따로 데워주지 않고 그대로 내어준다는 점이었다. 갓 튀겨 따뜻하고 바삭한 상태를 기대했는데, 이미 식어 있는 아란치니를 그대로 먹다 보니 겉의 바삭한 식감도 덜했고 속의 리조또와 소스도 따뜻할 때보다 풍미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아란치니는 아무래도 따뜻하게 먹었을 때 그 매력이 더 살아나는 음식이라, 이 부분이 맛에 대한 첫인상에 꽤 영향을 준 것 같다.
3. 가격

가격은 아란치니 한 개에 4유로. 카드결제 가능하다.


요즘처럼 환율이 높은 상황에서는 결코 저렴하게 느껴지는 가격은 아니다. 주먹보다 작은 아란치니 하나가 우리 돈으로 거의 7천 원에 육박한다고 생각하면 가성비가 아주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물론 이탈리아까지 여행을 와서, 그것도 아란치니의 본고장인 시칠리아에서 현지 아란치니를 맛본다는 경험까지 생각하면 한 번쯤 먹어볼 만한 가격이다. 하지만 순수하게 음식의 양과 가격만 놓고 보면 조금 아쉬운 편이다.
4. 만족도
솔직히 말하면 기대했던 것보다는 아쉬웠다.
아마도 파비냐나에서 처음 먹었던 아란치니의 맛과 감동이 워낙 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파비냐나에서 갓 튀긴 따뜻한 아란치니를 처음 맛봤을 때는 '시칠리아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 맞구나' 싶었는데, 이곳에서는 그때만큼의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남편도 먹으면서 계속 물었다.
“여기 아란치니 맛집 맞아?”
맛집… 맞… 맞다고!!!

물론 이곳의 아란치니 자체가 맛이 없었다기보다는 우리가 방문했을 때 식은 상태로 먹었던 것이 아쉬움의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아란치니는 갓 튀겨 따뜻할 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상태로 먹어야 그 매력이 제대로 살아날 것 같은데, 식어 있으니 전체적으로 맛과 식감이 평범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양도 둘이 하나를 나눠 먹기에는 부족했고, 가격까지 고려하면 만족도가 아주 높지는 않았다.
다만 아란치니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개를 주문해서 따뜻할 때 제대로 맛본다면 평가는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가 특별히 입맛에 맞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고, 무엇보다 ‘따뜻하게 갓 튀긴 아란치니’라는 가장 중요한 조건을 놓친 채 먹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 팔레르모에서 아란치니를 처음 먹는다면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한 곳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파비냐나에서 처음 맛봤던 아란치니의 만족도를 넘지는 못했다.
다음에 다시 시칠리아에 간다면? 나는 아마 파비냐나에서 먹었던 그 아란치니를 다시 먹으러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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